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자유게시판

2021.02.10 16:14

구노 아베마리아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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클래식을 모르는 사람도 이곡은 한번쯤 들어 봤을 겁니다.

여러 종류의 노래가 있는데 그중 한국사람에게 가장 유명한 곡은 구노의 작품 입니다.

각종 드라마,영화에서도 많이 나온곡이라 한번 들어보면 '아 이 노래'하고 공감하실 겁니다.

 

이 곡은 음악의 아부지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1권 BWV 846 중 전주곡 1번 다 장조에 샤를 구노(Charles-François Gounod)가 가락을 붙인 것입니다.

BWV는 바흐 작품번호 뜻입니다.

어떤 작곡가에젠 Op. 누구는 K,또 다른 작곡가는 Rv 등등 복잡합니다.

 

클래시컬 뮤직에 접근하기 어려운 허들 중 하나 입니다.

그냥 '트와이스의 라이키'처럼 곡명을 정했으면 좀더 쉽게 접근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또 쓸데 없는 생각을 해봅니다.

 

 

그런데 이 아베마리에엔 우리나라와 관련된 슬픈 전설이 담겨있습니다.

 

어린 구노는 '음악신동'이라고 불렸습니다. 

빠리 외방선교회서 운영하는 학교에 다녔는데,같은 학급엔 그를 따라잡을수 없을 소위 ’천재’가 있었습니다.

두 사람은 친한 친구였고, 선의의 경쟁자였습니다.

 

어느덧 세월이 흘러 학교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할 나이가 되었습니다.

당연히 그 친구가 음악을 전공 하리라고 생각했던 그는,  신학교에 들어간 친구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.

그렇게 두 사람은 헤어지게 되었습니다.

 

바람결에 들려오는 소식에 그 친구 소식도 묻어 왔습니다.

사제가 된 그 친구가 빠리 외방 선교회에 들어갔다고...

그는 그 친구를 만나보고 싶었는데 어느새 중국으로 발령받아 갔다는 소식만 접하게 되었습니다.

 

신앙심이 깊었던 그는 그 친구를 위해 틈틈이 기도를 했습니다.

오랜 사목 후에 휴가라도 오면 옛 추억을 나누며 차를 함께 마실 수 있을 것이라고...

어쩌면 자신이 그 친구가 있는 중국에 가서 동양 문물도 구경하며 그 친구가 사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했습니다. 

 

가끔씩 학교 게시판에는 붉은 글씨로 ".... 순교" 라는 메모가 붙어 있었습니다.

그것을 볼 때마다 평화 속에서 주님을 믿는 순박한 사람들은 전율을 금치 못했습니다. 

그도 물론 순교자들을 생각하면 슬프고 가슴 아파했고, 그 친구를 생각하면 불안한 마음이 없지 않았지만 그래도 선교의 자유가 주어진 중국이기에 내심 안도했습니다.

 

어느 날 이었습니다. 

게시판에 그 친구의 이름이 나왔습니다.

빨간 글씨는 아니어서 안심을 했지만 내용을 읽어본 그는 경악스러웠습니다.

그 친구가 "조선 대교구 주교"로 임명되어 죽음의 땅 "조선"으로 발령받았다는 소식이었습니다. 

그는 눈앞이 캄캄했습니다. .

 

한번 들어가면 살아 나오기 힘들다는, 아니 거의 불가능하다는, 차라리 순교하기 위해서 

조선으로 들어간다는 말까지 횡횡했던 바로 그 "죽음만이 기다리는" 조선으로 들어갔답니다. 

 

그는 날마다 주님과 성모님께 그 친구가 제발 무사히 돌아와 단 한번만이라도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렸습니다.

 

어느 주일날이었습니다.

그는 요란하게 울리는 종소리를 들었습니다. 

마음이 불안해졌습니다. 

 

삼종시간도 아닌데 이렇게 요란하게 종이 울린다는 것은 불길한 징조였습니다.

으례 그랬듯이 순교자가 또 나왔다는 것이 아닐까.... 

 

불안한 마음에 달음질쳐서 뛰어간 그는 실신지경이 되었습니다.

게시판에는 이렇게 쓰여있었습니다.

 

"다블뤼 주교 조선에서 순교" 

 

눈물이 앞을 가려 서 있을 수 조차 없던 그는 정신없이 뒷동산으로 뛰어갔습니다. 

언제나 변함없이 자비로운 눈길로 우리를 내려다 보시는 성모상앞에서 그는 목놓아 울며 성모송을 바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. 

그 곡이 바로 Ave Maria라는 성모송입니다.

 

그렇게 친구이자 조선의 주교이자 순교자이며, 후일 영광스러운 성인의 관을 쓰신 성 다블뤼 주교를 기리며 만들어진 노래가, 바로 유명한 "구노의 아베마리아"입니다.

 

이런 이야기가 인터넷에 돌아 다니고 있습니다.

물론 거짓말입니다.

말 만들기 좋아하는 어떤 호사가가 꾸며 낸 이야기입니다.

 

'존 레논'이 한국 방문했을 때 탈랜트 '임예진'씨를 짝사랑 해서 만든 노래가 'Imagine'이라는 설과 동급입니다.

그런데 거짓말도 이정도면 수준급인 것 같습니다.

잠깐 동안의 슬픈 감동이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.

 

 

이렇게 비오는 날 그냥 편안하게 들으시면 됩니다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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